테크니컬 다이빙과 호흡 부전

“호흡 부전(呼吸不全, respiratory failure)은 의학에서 호흡계통에 의한 부적절한 가스 교환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 증상이 일어나면 동맥 산소 및 이산화탄소 수준이 통상 범위 안에서 유지할 수 없다.” 위키백과 인용

이전 글(이산화탄소(Carbon Dioxide)와 다이빙)에서 수심에 따라 호흡 저항이 상승하고 기체 배출 능력이 줄어든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의학 용어로는 호흡 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호흡 부전은 테크니컬 다이빙(딥 다이빙)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수심이 깊어질수록 높아지는 기체 밀도가 이산화탄소 배출 능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며 때에 따라서 “기도의 동적 압축(dynamic airway compression)” 현상을 일으킨다.

이것은 다이빙에서 이산화탄소 중독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이다.

David Shaw의 딥 다이빙 사고

David Shaw (출처)

남아프리카에 “Boesmansgat“이라는 유명한 민물 케이브(씽크홀)가 있다.

영어로 “Bushman’s hole”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최대 수심이 280m 이상이며 고도 1,550m에 있어 해수면 기준보다 더 많은 감압이 필요한 곳이다.

2004년에 호주인 데이비드 쇼(David Shaw)가 이곳에서 런타임 9시간 40분을 기록하며 270m에 도달했는데 그 당시 재호흡기 최대 수심, 재호흡기 동굴 다이빙 최대 수심, 고도 재호흡기 다이빙 최대 수심을 기록했다.

이때 데이비드는 270m 근방에서 10년 전(1994년)에 실종되었던 디온(Deon Dreyer)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디온은 누노 고메스(Nuno Gomes)가 이곳에서 283m 다이빙 기록을 세울 당시 지원 다이버였다.

데이비드는 1년 후 2005년 1월 8일에 많은 준비와 미디어의 관심을 끌며 디온의 시신을 수습하는 다이빙을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이산화탄소 탄소 중독으로 인한 의식 불명, 익사).

데이비드의 헬맷 캠

당시 그가 수중 비디오카메라를 장착한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이빙 전 과정이 비디오 화면으로 남았다(오래전 카메라이기 때문에 화질은 좋지 않다).

(비디오에서 목소리는 데이비드의 친구이자 당시 지원 다이버였던 돈 셜리(Don Shirley)다. 데이비드가 약속된 시간에 상승하지 않자 250m까지 내려갔다가 무려 12시간의 감압 후 출수하였지만, 후에 심한 감압병 증세가 나타났다)

비디오를 보면 하강하여 270m 지점에 있었던 디온의 시신을 찾는 것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계획 한 대로 시신을 보디백에 넣는 과정에서 진흙에 절반쯤 묻혀 있던 시신이 떠오르며 라인이 여기저기 엉키는 문제가 발생한다(비디오 4분 전후).

문제 해결을 위해 그의 활동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비디오 5분 후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의 호흡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고 6분 30초경에는 이미 호흡에 상당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비디오는 호흡이 완전히 멈추기 직전까지 몇 초를 편집한 것이다. 화면보다는 소리를 들어 볼 것).

데이비드의 호흡이 아주 짧아졌다는 것과 좁아진 기도 때문에 숨을 내쉬려 할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을 느낀 그가 재호흡기의 루프 플러쉬를 하는 소리도 들림).

그가 사망하게 된 원인이 바로 “기도의 동적 압축(dynamic airway compression)” 현상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축적이었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호흡 기능과 폐포(허파꽈리)

호흡 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먼저 살펴보자.

폐포 (출처)

인간의 폐는 무수히 많은 폐포(허파꽈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폐포는 자체적인 근육이 없으므로 횡격막의 운동으로 기체 교환이 이루어진다.

 

횡격막의 운동과 호흡 (출처)

횡격막이 움직일 때마다 폐포가 들어있는 흉강의 압력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면서 허파속(폐포들)으로 기체가 기도를 통해 들어오거나 나가게 된다.

Dynamic airway compression?

단어 뜻대로 번역하면 “기도의 동적 압축”이 되며 간단하게 정의를 내리면 기체의 통로(기도)가 평상시보다 압축되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현상을 뜻한다.

여기서 기도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것이라기보다는 기체 교환(Gas exchange)이 실제 일어나는 각각의 폐포와 연결된 기체 통로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숨을 내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기도가 막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태의 기도는 기체의 배출(이산화탄소 배출)이 막히거나 제한(감소)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고 결국 체내에 이산화탄소 과잉 축적과 중독을 일으킨다.

어떤 이유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호흡 메커니즘

쉬운 이해를 위해 우리의 폐를 거대한 한 개의 폐포와 기도라고 가정하고 그림을 그려 보았다.

폐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흉강으로 횡격막의 운동으로 부피가 커지거나(압력의 감소) 작아지면서(압력의 상승) 폐포로 기체가 들어가거나 나가게 되며 이것이 호흡이다.

들숨은 흉강의 부피가 커지면서 압력이 낮아지고 폐포 내부의 압력도 감소하여 외부보다 압력이 낮아지므로 기체가 폐포로 들어간다(기체는 항상 압력이 낮은 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날숨은 흉강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압력이 상승하고 폐포 내부의 압력도 상승하여 기도를 통해 기체가 나가게 된다.

위 그림에서 문제가 없는 날숨(기체의 배출)일 때 압력을 가상의 숫자로 표현해 보았다.

흉강의 압력이 +20이라고 가정하면 부피가 줄어들면서 폐포의 압력이 +35로 상승하여 기체가 기도를 통해 나가게 된다.

이때 기체가 기도를 통과하면서 받는 저항 때문에 압력이 조금씩 줄어들지만 흉강 내의 압력보다는 +25로 높으므로 아직 문제가 없다.

그런데 기도를 통해 나가던 기체의 압력이 주변 압력보다 낮아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그림에서와같이 폐포를 출발한 기체의 압력은 +35 였으나 좁은 기도를 통해 저항을 받기 시작한 기체의 압력이 떨어져 결국 +10이 되었다고 가정하면 기도 내의 압력이 주변 압력(10 < 20) 보다 낮아져 버림으로써 기도가 압축되어 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것을 “기도의 동적 압축(dynamic airway compression)”이라고 하며 주로 기체의 밀도가 매우 높은 상황(깊은 수심)에서 갑자기 기체를 배출하려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호흡은 더욱 자극되고 더 세게 호흡을 시도하면서 반복적으로 기도가 막히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결론?

수심에 따른 호흡 저항의 상승은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중독에 대한 글 참고.

결국, 이것을 방지하려면 수심에 맞는 기체(헬륨)를 사용해야 함은 물론이고 활동량을 최소화하는 수밖에는 없다(예: 먼 거리를 헤엄쳐야 한다면 DPV 사용).

재호흡기 다이버의 경우 장비 자체의 호흡 저항과 압력 차이가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하며 깊은 수심에서 높은 활동량은 절대 금물이다.

기체 밀도의 계산 또한 다이빙 계획을 세우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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